재덕(才德) _ 군자지풍(君子之風)과 다능지상(多能之象)
德勝才者 局全君子之風 _ 덕승재자 국전군자지풍 _ 덕이 재능을 이기는 사람은 사주원국에 군자의 풍모가 그득하고
才勝德者 用顯多能之象 _ 재승덕자 용현다능지상 _ 재능이 덕을 이기는 사람은 다양한 능력을 지닌 형상으로 나타난다.
사주를 보다보면 어떤 사주는 확실히 맑고 힘이 있다는 느낌을 주는 사주를 만나기도 하고, 어떤 사주는 갑갑하고 탁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주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그 사람의 성품까지 말해주는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갑목, 병화, 경금이 천간에 놓인 사주가 확실히 호쾌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음에 대해서 기회주의적이면서 음흉하다는 식의 설명은 동의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 부분의 설명에서 다능지상(多能之象)에 대해 좋지 않은 듯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늘날에도 그러할 지도 의문이다. 좋은 구조의 사주에 대해서 어떠한지 한 번 읽어보고 넘어갈 일이다.
善惡邪正 不外五行之理 君子小人 不離四柱之情
陽氣動闢 光亨之義可觀 陰氣靜翕 包含之理斯奧
사람의 착함과 악함, 간사함과 올바름은 오행의 이치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사람의 학식과 덕행이 높음과 도량이 좁고 간사함은 사주의 작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양의 기운은 동적으로 열리는 성분이니 크게 빛나고 형통하려는 의지가 볼 만하고, 음의 기운은 정적이고 닫히는 성분이니 마음 속에 생각을 감추고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 오묘하다.
和平純粹 格正局淸 不爭不妒 合去者皆偏氣 化出者皆正神
喜官而財能生官 喜財而官能制劫 忌印而財能壞印 喜印而官能生印
陽盛陰衰 陽氣當權 所用者皆陽氣 所喜者皆陽類 無驕諂於上下 皆君子之風也
사주가 화평하고 순수하여 격(格)이 바르고 국(局)이 맑아 서로 다투거나 시기하지 않고, 합을 하여 떠나보낸 것은 모두 치우친 기운이고 변화하여 이끌어낸 것은 모두 올바른 신이면서,
관성을 반기는데 재성이 능히 관성을 생해주고, 재성을 반기는데 관성이 능히 비겁을 극해주며, 인성을 꺼리는데 재성이 능히 인성을 극해주고, 인성을 반기는데 관성이 능히 인성을 생해주며
사주에 양기가 왕성하고 음기가 쇠약하여 양기가 세력을 잡고, 용신이 되는 것은 모두 양기이고 희신이 되는 것은 모두 양의 종류이면, 이러한 사주의 사람은 윗사람에게 아첨하지 않고 아랫사람에게 교만하지 않을 것이니 이 모두가 군자의 풍모라고 할 것이다.
偏氣雜亂 舍弱用强 多爭多合 合去者皆正氣 化出者皆邪神
喜官而臨劫地 喜財而居印位 忌印而官星生印 喜印而財星壞印
陰盛陽衰 陰氣當權 所用者皆陰氣 所喜者皆陰類 趨勢於左右 皆多能之象也
然得氣勢和平 用神分明 施爲亦必正矣
사주의 기가 치우치고 섞여 혼란스럽고, 약한 것은 버리고 강한 것만 쓰려고 하며, 서로 다투고 합하는 것이 많고, 합을 하여 떠나보낸 것은 모두 바른 기운이고 변화하여 이끌어낸 것은 모두 사악한 신이며,
관성을 반기는데 비겁의 지지 위에 앉아 있고, 재성을 반기는데 인성의 지지 위에 앉아 있으며, 인성을 꺼리는데 관성이 인성을 생하고, 인성을 반기는데 재성이 인성을 극하며,
사주에 음기가 왕성하고 양기가 쇠약하여 음기가 세력을 잡고, 용신이 되는 것은 모두 음기이고 희신이 되는 것은 모두 음의 종류이면, 이러한 사주의 사람은 권세와 재물을 좇아 여기저기를 기웃거릴 것이니, 이 모두가 다양한 능력을 지닌 형상이라 할 것이다.
다만 사주의 기세가 화평하고 용신이 분명하다면 이런 사람은 반드시 행하는 바가 올바르다고 할 것이다.
1. 사주에 군자의 풍모가 그득한 경우
"기토가 한겨울인 자월(子月)에 태어나 일주(日主)는 차갑고 축축하다. 수(水)는 얼고 목(木)은 시들었으며, 월간(月干)의 경금은 목(木)을 극하고 수(水)를 생하니 사주가 혼탁해 보인다.
묘한 것은 연간(年干)의 병화가 투출하여 하나의 양(陽)이 얼어붙은 수(水)를 녹이니 겨울의 태양이 가히 사랑스럽다고 하겠다. 병화는 경금의 탁함을 없애니 기토가 그 따뜻하게 됨을 반길 뿐만 아니라, 갑목또한 그 기운을 발하여 무성하게 됨을 기뻐한다.
더욱 묘한 것은 시지(時支)에 메마른 흙인 술토가 자리를 잡아 탁하게 넘쳐흐르는 수(水)를 멈추게 하고, 시들어 말라버린 목(木)의 뿌리를 배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주의 뿌리가 견고하게 되고, 하물며 갑기합(甲己合)은 중화의 합(合)이니 세상을 살아감에 바르고 곧으며 항상 옛날의 도의를 존중하고 겸손하고 온화하며 마음이 너그러워 '사주에 군자의 풍모가 그득하다'라고 하겠다.
약간 불만스러운 것은 수세(水勢)가 너무 왕하여 공명은 늠공에 머무르고 만 것이다."
1. 기토일간이 월지, 일지에 해자수(亥子水)를 두었다. 신약한 명식이다.
2. 해자수(亥子水)는 월간의 경금의 생조까지 있어 이 명식에서 가장 강한 기운이 된다. 기토를 지탱하는 힘은 시지의 술토와 함께 연간의 병화다. 상대적으로 화토(火土)의 기운이 약한데, 이 명식에서 가장 좋은 점은 연지의 인목이 수(水)의 기운을 설(洩)하고 동시에 인해합(寅亥合)으로 해수를 묶어놓으면서 병화를 생조하는 것이다. 신약한 기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억부상 목(木)의 살(殺)을 설기하고 토(土)를 생조할 화(火)의 기운이고, 조후적으로도 자월 기토는 병화(丙火)를 반긴다고 하였다. 신약한 기토일간에 인성인 병화(丙火)가 힘을 갖춘 점이 이 명식의 좋은 점이다. 반면에 천간의 갑기합(甲己合)은 크게 논할만한 합은 아니라고 본다.
3. 지지의 재성이 강하므로, 일간 기토가 뿌리가 없으면 용희신은 화토(火土)가 될 것인데, 이 명식의 경우는 병화가 힘을 갖추고 생조하는데 힘이 있으므로 용희신은 목화(木火)로 볼 수 있다. 대운의 흐름은 초년의 수운(水運)을 지나면 목(木)-화(火)-토(土)로 흐른다. 늠공이 어떤 벼슬인지 모르겠으나 큰 관운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천간의 갑목은 갑기합, 지지의 인목은 인해합으로 묶여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탓으로 보인다. 성공하고 싶으면 본인을 괴롭히는 고통에 맞서야 하고, 이런 고통에 맞서는 사람의 성정이 주위 사람에게 온화하고 마음이 너그럽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아마도 군자로서 살아갈래, 사회적으로 성공할래라고 묻는다면 요즘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좋은 사주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2. 사주에 다양한 능력을 지닌 형상이 나타나는 경우
"이 사주에서 수(水)는 싸늘하고 금(金)은 차가우며 토(土)는 얼고 목(木)은 시들었다. 연간의 병화가 투출하여 하나의 양(一陽)으로 얼어붙은 수(水)를 녹이니 사주가 아름다운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병신합(丙辛合)이 수(水)로 화(化)하니 양(陽)이 음(陰)으로 변하여 오히려 차갑고 축축한 기운을 늘리고 있다. 따라서 양(陽)의 바른 모습을 하고 있던 사주가 음의 사악한 모습으로 변하였다.
사람이 탐욕스럽고 염치가 없으며 간사스럽고 교활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고, 재물을 따르고 권력을 좇아 부자나 귀한 사람을 만나면 아첨하는 모습을 보이고 권력과 이익을 얻으면 교만하기 짝이 없었으니 이른바 '사주에 다양한 능력을 지닌 형상이 나타난다'고 하겠다."
1. 우선 이렇게 원국의 합 또는 충이 복잡할 때는 먼저 합충을 생각하지 않고 원국을 바라보는 것이 좀 더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기표일주가 일지에 편관 묘목을 두었다. 이 편관 묘목은 시지의 자수로부터 생조를 받으며, 시간 갑목으로 투출까지 되었으므로 원국 내에서 강한 힘을 갖는다.
2. 기토일간을 돕는 힘은 월지의 축토 비견과 연지의 술토이며, 연간 병화의 생조가 있다. 우선 축토는 기토의 강력한 뿌리가 되어줄 힘인지는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축토의 지장간은 재성인 계수 - 식상인 신금 - 비견인 기토로 이루어졌으므로, 축토가 기토의 뿌리가 되어주는 힘은 약 50~60% 정도로 보는 것이 좋겠다. 연주의 병술(丙戌)은 기토를 도울만한 힘이기는 한데, 병화입장에서 술토는 묘지(墓地)로 병화가 또 강한 힘을 받는 간지조합으로 보기는 어렵고, 병화는 신금의 극(剋)도 있기 때문에 비견이 월령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명식은 신약한 명식으로 우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3. 원국의 합을 살펴보면 먼저 천간의 갑기합(甲己合)은 합화(合化)되지는 않지만, 일간이 합을 하는 십신은 눈여겨 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일간이 정관과 합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천간의 병신합(丙辛合)에 대해서 임철초는 합화(合化)된다고 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합화로 보기보다 병화의 힘이 약해지는 정도로 해석하고 싶다. 식상과 인성이 합하여 편재로 향하는 것도 해석의 여지를 둔다. 지지의 자축반합(子丑半合)과 묘술합(卯戌合)은 지지의 원래 성격에서 크게 바뀌는 힘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합화라고 보기도 어려운 것 같다.
3. 때문에 원국의 합을 살펴보아도 신약한 명식으로 용희신은 화토(火土)가 되며, 임철초의 바램과는 다르게 대운의 흐름은 인생의 중반을 넘어서면 대단히 좋은 방향으로 흐른다. 탐욕과 염치가 있는 사람의 사주인지는 모르겠으나, 비겁인 토(土)가 다양한 힘들과 합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