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수

지지(地支) - 생지(生支), 왕지(旺支), 고지(庫支)와 충(沖)_4

국건사 2023. 1. 23. 11:55

5. 고지인 진술축미의 충과 무관한 경우

 

 

위 명식에 대한 임철초의 해석이다.

"이 명조는 좋은 사주이지만, 지지에 사고지(四庫地)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이유로 좋다는 것이 아니며, 그 이유는 신금 상관이 수기(秀氣)를 토해내고 있는데, 월령인 축토에서 원신(元神)으로 투출하여 일주의 정영(精英)을 설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좋은 점은 목화(木火)가 지장간으로 숨어 나타나있지 않은바, 순수하고 청(淸)하며 혼잡되지 않았다. 

대운의 유(酉)운에 이르러 신금이 득지(得地)하니, 지방 향시에 급제하여 출신한다. 다음 행운이 남방으로 흐름에 따라 목화가 병왕(並旺)하게 되므로, 용신인 신금이 손상되니, 비록 진사는 되었지만 현직에 임용되지는 못하였다."

 

위 명식은 다른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1. 무토일간에 지지를 진술축미를 두어, 득령-득지-득세하였으니 신강한 명식이다. 

2. 억부상으로 보았을 때, 신강한 명식의 용신은 재성 혹은 관성으로 삼는다. 식상이 왕성한 경우에는 관성을 용신으로 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재성을 용신으로 본다. 이 명식에서 신금은 월지 축중신금 - 시지 술중신금에 뿌리를 내려 통근하여 왕성하므로 이 명식의 용신은 진중을목 또는 미중을목이 되며, 희신이 축중계수 또는 진중계수가 된다.

3. 억부상 용희신을 수목(水木)으로 보았을 때 신금은 기신이 되는데, 임철초가 식상인 신금을 용신으로 본 것과는 완전히 반대된다. 

4. 위 명식을 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 진술축미는 명식에 따라 한습조열이 다양한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먼저 시간 임수를 보면 고립인 것 같지만, 진중계수-축중계수가 임수의 뿌리가 되어준다. 때문에 신왕하며 식재관이 잘 갖추어진 명식으로 볼 수 있다. 

5. 억부상 용신인 수목(水木)은 원국의 강한 비견-식신-재성에 비해 그 힘이 지장간에만 암장되어 있어 원국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거기에 용신인 진중을목-미중을목과 희신인 축중계수-진중계수는 진술충-축미충에 의해 지장간의 정계충(丁癸沖) - 을신충(乙辛沖)으로 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6. 이 명식에서 용신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계충-을신충을 합으로 묶을 수 있는 대운이 길하게 보이는데, 예를들면 경자대운은 자축합으로 축토를 묶어 축미충을 상쇄시킨다. 그러나 말년의 갑오대운까지 그 충을 묶는 대운은 오지 않는다. 오히려 임철초의 해석처럼 왕성한 토의 기운을 설기시키는 식신 신금의 뿌리가 되어주는 정유대운이 좋은 대운이 될 수도 있겠다. 

7. 임철초의 해석처럼 진술축미의 충이 무관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명식의 용신은 수목(水木)에 있으며 그 힘은 지장간에만 암장되어 있지만, 미약한 힘을 진술충-축미충에 의해 용신을 무력화시켰다. 고전에서 "사고지를 두루 갖추면 귀한 명식"이라는 의미는 토 기운의 왕성함에 대립할 수 있는 천간의 강함을 필요로 한다고 하겠다.

8. 때문에 위 명식은 적천수에서 "사고의 충은 열려야 마땅하다 (庫宜開)"가  적용되지 않는 명식이라고 하겠다. 

 

 

6. 고지인 진술축미의 충으로 흉해진 경우

 

 

위 명식에 대한 임철초의 해석이다.

"원국에 인성이 가득하다. 토중금매(土重金埋 - 토가 중첩되어 금이 파뭍혀있는 형상)의 형국이다. 임수용신은 상처입어 그 힘이 다했으며 (傷盡), 미토와 진토에 을목이 소장되어 있기는 하므로 충이 아니라면 가져다 쓸 수 있으니, 행운(行運)에서 인출(引出)되기를 기대해 보겠지만, 축토와 술토로 충파(沖破)를 당했기 때문에 소장된 금(金)에 의해 보이지 않게 작벌(斫伐)되었다. 그로인해 처를 극하였고, 자식도 없었다.

이러한 논리로 볼 때, 사고지일 경우 충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한 가지만 고집하여 논하는 오류인 것이며 전적으로 천간에서 적절하게 배합됨이 필요하고, 또한 반드시 용신이 유력할 수 있어야 하며, 행운(行運)에서 부조(扶助)하게 된다면 자연 편고(偏枯)되는 병이 없게 되는 것이다."

 

1. 신금일간에 토가 왕성하여,득령-득지-득세하였다. 극신강한 명식이다. 

2. 위 명식은 극신강한 명식에 식상이 강하지 않으므로 목 재성이 용신이 된다. 미중을목-진중을목이 용신이고, 임수 상관이 희신이 된다. 미중을목 - 진중을목은 축미충 - 진술충에 의해 상하였으니 그 힘이 미약하므로, 지지의 합에 의해 충을 묶을 수 있는 卯木(卯戌合), 子水(子丑合)을 반긴다. 갑자대운 - 경오대운이 길한 대운으로 보이나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는 없다.

3. 임철초의 해석처럼 토중금매 형상으로 신금은 수로 설기됨을 반기고, 조토에 의한 생조를 꺼린다. 그러나 식상을 극하는 인성이 너무 왕하여 식상이 힘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임수가 진토와 축토의 계수에 뿌리가 있다고 해도 균형을 맞추기는 어렵다. 거기에 더해 진술충 - 축미충에 의해 임수의 뿌리가 되는 계수는 충을 당하여 힘이 약하다. 

4. 5번 명식은 용신이 미약하다 해도 비겁-식상-재성의 유통은 좋은 것이였으나, 6번 명식은 일간이 인성의 생조를 꺼리고 상관은 태왕한 인성에 의해 극을 당하며 지장간에만 암장되어 있는 재성과 관성은 지지의 충에 의해 힘을 잃었다.

5. 6번 예제는 임철초는 "묘고지는 충이 되어야 열리므로 충을 바란다"는 고서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주의 구성은 수 없이 다양한 힘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므로, 어떤 명식이든 그 구성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