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수

사주총론(四柱總論)_한난(寒暖):만물생성의 원리

국건사 2023. 5. 30. 21:03

天道有寒暖 發育萬物 _ 천도유한난 만물발육 _ 천간에는 차가움과 따뜻함이 있어 만물을 자라나게 하니

人道得之 不可過也 _ 인도득지 불가과야 _  사람이 이를 얻어야 하나 지나침은 불가하다.

 

寒暖者 生成萬物之理也

不可專執西北金水爲寒 東南木火爲暖 考機之所由變

차가움과 따뜻함이라는 것은 만물이 생겨나 이루어지는 이치를 말한다. 
오로지 서북방과 금수(金水)가 차가움이고, 동남방과 목화(木火)가 따뜻함이라고 고집해서는 안된다.
그 기틀로 말미암아 변화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上升必變下降 收閤必變開闢 然質之成 由於形之機 陽之生 必有陰之位

陽主生物 非陰以成 形不成 亦虛生

陰主成物 非陽無以生 質不生 何由成

惟陰陽中和變化 乃能發育萬物

若有一陽而無陰以成之 有一陰而無陽以生之 是謂鰥寡 無生成之意也

기(氣)란 위로 올라가면 반드시 변하여 아래로 내려오고 거두어들여 갈무리하면 반드시 변하여 펼처 드러낼 것이니, 기질이 이루어지는 것(質之成)은 형상의 기틀(形之機)로부터 말미암은 것이고 양이 생겨나는 것(陽之生)은 반드시 음의 자리(陰之位)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다. 
양은 만물의 생겨남을 주관하지만 음이 아니면 이루어짐이 없고, 형상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생겨나도 허무할 것이다.
음은 만물의 이루어짐을 주관하지만 양이 아니면 생겨남이 없고, 기질이 생겨나지 못하면 어찌 형상의 이루어짐을 따르겠는가.
오직 음양이 중화를 이루어 변해야 능히 만물을 길러 자라게 할 수 있다. 
만약 하나의 양이 있는데 음으로써 길러줌이 없거나, 하나의 음이 있는데 양으로써 생해줌이 없다면 이를 일러 홀아비와 과부라고 하니, 생겨나 이루려는 뜻이 없는 것이다.

 

如此推詳 不但陰陽配合 而寒暖亦不過矣

况四時之序 相生而成 豈可執定子月陽生 午月陰生

而論哉 本文末句 不可過也 適中而已矣

寒雖甚 要暖有氣 暖雖至 要寒有根 則能生成萬物 若寒甚而暖無氣 暖至而寒無根 必無生成之妙也

이와 같이 미루어 살펴보면, 비단 음양의 배합뿐만 아니라 한난(寒暖) 역시 이러한 논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하물며 사계절의 순서는 서로 생(生)하여 이루어지는데, 어찌 자월(子月)에 양이 생겨나고 오월(午月)에 음이 생겨난다는 고정된 논리만을 고집할 수 있겠는가.
적천수 원문 맨 끝부분의 '不可過也 _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말은 '適中 _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비록 차가움이 지나치다고 하더라도 따뜻함이 기운이 있거나, 비록 따뜻함이 지극하다고 하더라도 차가움이 뿌리가 있다면, 능히 만물이 생겨나 이루어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차가움이 지나친데 따뜻함이 기운이 없거나, 따뜻함이 지극한데 차가움이 뿌리가 없다면, 반드시 생겨나 이루어지게하는 오묘함은 없는 것이다.

 

是以過於寒者 反以無暖爲美 過於暖者 反以無寒爲宜也 蓋寒極暖之機 暖極寒之兆也

所謂陰極則陽生 陽極則陰生 此天地自然之理也

따라서 차가움이 지나치면 오히려 따뜻함이 없는 것이 아름답고, 따뜻함이 지나치면 오히려 차가움이 없는 것이 마땅하다. 이는 대체로 차가움이 극에 달하면 따뜻함의 기틀이 되고, 따뜻함이 극에 달하면 차가움의 징조가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생하고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생한다'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바로 천지자연의 이치라 할 것이다.

 

1. 차가움이 지나친데(寒甚), 따뜻함이 기운이 있는(暖有氣) 경우

"이 사주는 금(金)은 차갑고 물(水)은 얼어있다. 목(木)은 시들고 토(土)는 차갑다. 만약 인시(寅時)가 아니었더라면 연월(年月)의 목화(木火)는 그 뿌리가 없어 작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른바 '비록 차가움이 지나치다 (寒雖甚) 하더라도 따뜻함이 기운이 있다 (暖有氣)'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 사주에서 중요한 것은 인목(寅木)이라 하겠다. 지지의 기가 천간으로 올라가 천간의 목화(木火)가 죽을 곳에서 생(生)을 만났으니 자월(子月)의 일양인 병화(丙火)가 추위를 해소한다.
다만 인목(寅木)이 움직이지 않으면 병화는 떨쳐 일어나지 않는데, 묘하게도 인목과 신금이 떨어져서 충을 하니 이를 일러 동(動)이라고 하고, 동했으니 병화를 생하게 한다. 대체로 사주에서 바짝 붙어 충을 하면 극이 되지만, 멀리 떨어져 충을 하면 동(動)이 된다. 더욱 반갑게도 운(運)이 동남의 목화(木火)로 흘러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이 황당에 이르렀다. 이른바 '사주의 기운이 차가우면 따뜻함을 만나야 떨쳐 일어난다.'는 것이 바로 이것을 말한다."

 

1. 경금일간이 지지에 편인 진토를 두어 득지하였다. 일지 진토는 천간 편인으로 투출하였으므로 토(土)는 나름대로의 힘을 갖추었다. 연지 신금은 경금을 돕는 힘으로, 월지를 자수 상관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토금(土金)의 세력과 목화(木火)의 힘은 균형을 이룬다. 

2. 그러나 지지는 신자진(申子辰)의 수국(水局)을 이룬다. 월령을 차지한 자수가 중심이 된 이 회국(會局)은 금(金)의 기운을 강하게 설기한다. 경금일간은 나름대로의 힘이 있지만, 신약한 명식으로 보인다.

3. 월간의 병화는 인목에 뿌리를 두지만, 지지의 자수에 의해 극을 당하고 있어 힘이 약하다. 이 명식의 핵심은 지지의 수국(水局)으로 생조를 받은 목(木)의 기운이 화(火)로 인화되는 구조를 갖출 때 가장 좋은 모양새가 된다. 

4. 억부상으로 보면 수(水) 식상이 강한 신약한 명식으로 화토(火土)가 용희신이 된다. 임철초는 한난의 관점에서 목화(木火)를 용신으로 보았다. 개인적으로 이 명식에 대해 임철초가 설명하는 인신충의 역할은 큰 공감을 하기 어려운데, 어쨌든 '사주의 기운이 차가우면 따뜻함을 만나야 한다'는 설명은 중화명식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대목임에는 틀림없다.

5. 초년의 정축(丁丑)대운에서 축토는 자축합(子丑合)으로 수(水)의 기운을 강화한다. 무인(戊寅) - 기묘(己卯)대운에서 인목(寅木)과 묘목(卯木)은 기신이지만, 병화의 뿌리가 되어주거나 생조하는 힘으로 천간의 토(土)와 함께 나름대로 좋은 대운이 될 수 있다. 경진(庚辰)대운에서 진토는 지지의 수국(水局)을 공고히 하는 힘이 되며, 신사(辛巳)대운 역시 병신합(丙辛合)과 사신합(巳申合)으로 수(水) 기운이 강해진다. 

 

 

 

2. 차가움이 지나친데(寒甚), 따뜻함이 기운이 없는(暖無氣) 경우

"이 사주 또한 금(金)은 차갑고 물(水)은 얼어 있다. 목(木)은 시들고 토(土)는 차가우니 앞의 사주와 대동소이하다. 앞의 사주는 인목(寅木)이 있어 목화(木火)의 뿌리가가 될 수 있었으나, 이 사주는 지지에 인목이 없으니 목화(木火)는 절지(絶地)에 임했다. 이른바 '차가움이 지나친데 따뜻함이 기운이 없는' 경우이니, 차라리 따뜻함이 없는 것이 아름답다고 하겠다.
초운인 을해(乙亥)운은 북방의 수(水)운이니 좋은 일만 있고 근심이라고는 없었으나, 갑술(甲戌)운에는 정화(丁火)가 암장되어 있어 병화(丙火)의 뿌리가 되니 고생이 많았으며, 계유(癸酉)운에 들어 재산과 가업이 날로 늘어났고, 임신(壬申)운에는 병화(丙火)를 극해 보내버리니 나라에서 곡식을 하사받았다. 신미(辛未)운에는 운이 남방으로 바뀌어 병화(丙火)가 득지하여 뿌리를 얻으니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으며, 경오(庚午)운 인년(寅年)에 목화(木火)가 함께 오니 죽고 말았다."

 

1. 경금일간이 지지에 신자신(申子辰)과 진유합(辰酉合)이 쟁합한다. 지지의 수금(水金)의 기운이 강한데, 월간 병화와 시간의 갑목은 뿌리를 잃어버려 힘이 없다.

2. 임철초는 '차가움이 지나친데 따뜻함이 기운이 없는' 경우로 따뜻함이 없는 것이 아름다운 사주라고 하여 금수(金水)를 용희신으로 보았다. 명식의 구조는 목화(木火)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려우므로, 금수(金水)에 종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사주라는 설명이다. 

3. 이 명식에 대해서 한난(寒暖)의 개념으로 구조를 보면 수금(水金)과 목화(木火)로 구분할 수 있지만, 경금일간에 대해서 수(水)는 어쨌든 일주를 설기하는 기운이되므로, 억부상 금토(金土)와 수목화(水木火)는 서로 상반되는 기운이다.

4. 개인적으로 이 명식 역시 위의 명식과 마찬가지로 신자신(申子辰)의 수(水) 회국(會局)이 강한 명식으로 신약한 명식으로 본다. 수(水) 식상이 강한 신약한 명식이므로 용신은 화토(火土)가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명식의 주인공이 살아온 인생이 구체적으로 있으므로 한난(寒暖)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본다.

 

 

3. 따뜻함이 지극한데(暖至), 차가움이 뿌리가 있는(寒有根) 경우

"병화가 오월(午月)에 태어나 사주에 비겁과 양인이 중중(重重)하니 사주 전체가 불덩어리를 이루어 따뜻함이 극에 달했다. 한점 임수로 이 맹렬한 화기(火氣)를 제압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
반가운 것은 임수가 진토를 깔고 앉아 신고(身庫)에 통근했다는 것이고, 더욱 아름다운 것은 연지(年支)에 축토가 있다는것이다. 축토는 북방의 습토이니 능히 금(金)을 생하고 화(火)를 어둡게 만들며 수(水)를 저장한다. 이른바 '비록 따뜻함이 지극하다하더라도 차가움이 뿌리가 있다'는 것이다.
향시와 전시에 합격한 출신으로 벼슬은 봉강에 이르렀으나, 약간 불만스러운 것은 운의 흐름에 순수함이 부족하여 인생의 기복이 심했다는 것이다."

 

1. 병화일간에 월지, 일지에 오화를 두어 득령, 득지하였다. 천간에도 병화와 정화가 투간하여 강력한 방조가 있으니, 이 명식은 극신강한 명식이다.

2. 이 명식에서 연지 축토와 시지 진토가 모두 습토(濕土)로서 화(火)의 기운을 설기하는 점이 가장 좋은 점이다. 또 오행상극 상 진토는 임수를 극하지만, 실제로 진토는 지장간에 계수를 두어 임수의 뿌리가 되어준다. 천간의 임수는 병화와의 쟁충으로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모양새지만, 진토로 인해 고립에서 벗어나고 있다. 

3. 명식은 화(火)의 강한 힘이 토(土)로 유통되는 신강한 명식이므로, 용희신은 수금(水金)이 된다. 그러나 금(金) 재성의 경우, 원국에서 힘이 매우 약하므로 대운에서 금운(金運)이 온다고 해도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 보인다.

 

 

4. 따뜻함이 지극한데(暖至), 차가움이 뿌리가 없는(寒無根) 경우

"병화가 사월(巳月)에 태어나 지지는 사오미(巳午未) 남방을 이루고, 사시(巳時)에 태어나 따뜻함이 지극하다 하겠다. 천간에 두 개의 계수가 투출했으나 지지에 뿌리라고는 전혀 없으니 이른바 '따뜻함이 지극한데 차가움이 뿌리가 없는' 경우라 하겠으니, 차라리 차가움이 없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하겠다.
이에 초운인 병진(丙辰)운에는 부모의 음덕을 받는 복을 누렸으며, 을묘(乙卯)와 갑인(甲寅)운에는 수(水)를 설하고 화(火)를 생하니 가업이 나날이 새로워졌다. 계축(癸丑)운에는 차가운 기운이 통근하니 부모의 돌아가심을 한탄하고 자식의 손상을 슬퍼하였다. 임자(壬子)운에 화재를 당해 가산을 모두 잃고 죽고 말았다."

 

1. 이 명식은 병화일간이 지지에 사오미(巳午未) 방국을 두었다. 천간의 계수는 지지에 전혀 뿌리가 없어, 화(火)에 의해 고립되었다. 화(火)의 힘이 명식을 지배하는 염상격(炎上格)이다.

2. 염상격인 경우 화(火)의 기운을 설기하는 토(土) 식상을 가장 좋은 운으로 보고, 또 화(火)에 종(從)하는 기운인 목화(木火)의 운도 좋다. 때문에 병진(丙辰) - 을묘(乙卯) - 갑인(甲寅)대운이 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