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수

질병 _ 토불수화(土不受火) _ 토(土)가 화(火)를 받아들이지 못할 때

국건사 2023. 7. 13. 08:42

土不受火

 

土不受火者氣傷 _ 토불수화자기상 _ 토(土) 일주가 화(火)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기(氣)가 이지러져 병(丙)이 된다. 

 

메마르고 속이 찬 토(土) 일주가 화(火)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수(水)가 촉촉히 적셔주는 것을 반기기 때문이고, 축축하고 속이 빈 토(土) 일주가 화(火)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수(水)가 극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겨울에 태어난 토(土) 일주가 뿌리가 있어 화(火)를 받아들이는 것은 얼어붙은 천간을 녹여 풀어주고 지지의 축축함을 보내버리기 위해서이고, 가을에 태어난 토(土) 일주가 지지를 얻어 화(火)를 받아들이는 것은 남아도는 금(金)을 극하여 제하고 새어나가는 토(土)의 기운을 보충해주기 위해서이다.
지나치게 메마르면 지지는 촉촉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축축하면 천간이 서로 화합하지 못한다. 따라서 화(火)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목(木)을 용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토(土) 일주가 지나치게 메마르면 비장은 속이 비게 되니, 받아들이지 못하여 병이 되는 것이다.

 

1. 메마르고 속이 찬 토(燥實之土) 일주가 화(火)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

 

무토 일주가 미월(未月)에 태어나 사주에 두터운 토(土)가 중첩되어 있다. 반가운 것은 천간에 화(火)가 없고 신금이 투출한 것이니, 이른바 '속을 좇아서 겉으로 나간다'고 하겠다. 그 깨끗하고 순수한 부분은 모두 신금에 있다고 하겠다. 
운이 기사(己巳)와 무진(戊辰)을 달려 금(金)을 생(生)하여 유정하니 명리가 넉넉히 따랐다. 정묘(丁卯)운에는 천간의 신금이 손상을 입었고, 지지에는 화토(火土)가 함께 왕하여 막힌 토(土)를 트이게 할 수 없었고 오히려 화(火)의 세력을 좇아가게 되어 토(土)는 더욱 왕(旺)해졌다.
신금은 폐에 속하니 폐가 손상을 입고, 혈맥 또한 흘러 통하지 못하게 되어 기와 혈이 모두 이지러지는 병으로 죽고 말았다.

1. 무토일간이 득령, 득지, 득세하였다. 극신강하다. 연지의 사화(巳火)는 토(土)로 인화되어, 자신의 힘을 주장할만한 여지가 없어 보인다. 유일하게 월간의 신금만이 강력한 토(土)를 설기하는 힘이 되지만, 토(土)가 너무 과도하여 금(金)이 설기하기 어려운 토다금매(土多金埋)의 형상으로 보인다.

2. 명식은 종왕격(從旺格)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종왕격의 경우 우선 용희신은 화토(火土)가 되며, 특별하게 식상인 금(金)의 운도 좋다. 주의할 점은 인성인 화(火)가 식상인 금(金)을 극하는 경우에도 좋지않은 구조가 될 수 있으며, 극왕신(旺神)을 범하는 관살운은 좋지 않고, 재성운도 군겁쟁재의 형상이 되어 좋지 않다고 본다. 초년의 대운은 좋은 흐름이며, 정묘(丁卯)와 병인(丙寅)대운의 경우 지지의 목(木) 기운을 반기지는 않는데 이 대운의 경우 목(木)이 화(火)로 인화하여 신금을 극하게 된다.  

3. 그러나 임철초는 이 명식을 '메마르로 속이 찬 토(土) 일주는 화(火)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수(水)를 반기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이 명식의 용희신을 수금(水金)으로 보고 있다. 정묘(丁卯)대운은 목(木)의 생조로 화(火)가 왕(旺)해지므로 신금을 극(剋)하여 폐가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2. 축축하고 속이 빈 토(虛濕之土) 일주가 화(火)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

 

기해(己亥)일주가 축월(丑月)에 태어나 지지는 속이 비고 축축하다. 진토와 축토는 그 속에 수(水)를 가두고 금(金)을 저장하고 있는데, 경금과 임수가 천간에 투출하여 이에 통근하여 오로지 그 허습한 기운만 얻었으니, 화(火)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그 (水)를 용신으로 삼아 종재(從財)가 되었다 하겠다.
초운인 경인(庚寅)과 신묘(辛卯)운에 천간에서 금(金)을 만나 수(水)를 생하고 지지에서는 목(木)을 만나 토(土)를 극하니 물려받은 재산이 넉넉하였고, 임진(壬辰)과 계수(癸水)운에 재산이 날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또한 과거에 합격했지만, 사화(巳火)운에 들자 처를 잃고 재산은 날아가버렸다. 
이 명조는 사주에 화(火)가 없고 신시(申時)에 태어나 임수가 생(生)을 만났으니 격(格)은 가종재(假從財)를 이루었다 하겠다. 따라서 부모의 유산이 풍성하였고, 글공부를 하여 학교에 들어갔으며, 처와 자식이 모두 온전하였으나, 만약 사주에 화(火)가 하나라고 있었더라면 재다신약(財多身弱)의 구조가 되어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갑오(甲午)운에 이르자 목(木)이 뿌리가 없어 화(火)를 좇아 가버리는데, 기사(己巳)년에 화토(火土)가 함께 왕하여 반드시 기혈을 모두 상하게 되니 창자와 위장에 혈증이 생겨 죽고 말았다.

1. 기토일간이 월지에 축토를 두어 득령하였고, 연지와 월간에 기토와 진토까지 두어 득세까지 하였다. 얼핏 신강한 명식으로 보인다. 그러나 명식에서 수금(水金)의 힘도 각각 지지에 뿌리를 두고, 천간에 투출까지 하여 강한 힘을 갖는다. 그리고 월지의 축토는 한겨울의 습토로서 수금(水金)을 암장한 기운이며, 진토역시 습토로서 계수를 암장하고 있는 힘이다. 따라서 지지를 이루는 신금 - 해수 - 축토 - 진토는 모두 수(水)의 기운으로 이루어졌다. 

2. 임철초는 이 명식을 가종재(假從財)로 보았다. 가종(假從)이란 일주의 뿌리가 얕아 힘이 없어 스스로 설 수 없는 것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식상과 재성대운을 반긴다. 때문에 초년 대운의 흐름은 금수(金水)로 흘러 좋은 대운이 되었으며, 화토(火土)대운으로 접어들자 좋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3. 축토가 월령을 차지하고 있고, 나름대로의 득세를 하였는데 이 명식을 종재(從財)한다고 보는 것은 쉽지 않은 해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명식만을 놓고 보면 화(火)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 까 생각하는데, 어쨌든 화(火)는 원국에 뿌리가 전혀없어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명식인것 만은 확실하다. 이 명식은 원국만을 놓고 보면 중화에 가까운 사주로, 이런 명식의 경우는 다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