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신과 편관이 합을 하는 여자 사주

오래동안 알고 지내는 한 여성의 사주이다. 현재 이혼 후 뜻대로 일이 잘 안풀리고 있으며, 개운을 위해 이름을 바꾸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여 사주를 보았다. 사주에 부족한 기운을 이름에 넣어서 개명하는 사람이나, 태어날 때 사주를 보고 이름을 지은 것이 너무 확실한 사람들을 가끔 보게되는데 - 성명학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여 뭐라 언급하기는 힘들다.

다만 이 여성이 처음 개명할 후보들을 5개 가지고 와서 어떤 것이 좋으냐고 상담할 때 찬찬히 보니 사주를 보고 지은 것 같지는 않아서 굳이 돈을 주고 이름을 바꾸어야 하는가 - 라고 말해주었지만, 나중에는 음파를 분석해서 이름을 지어주는 곳에서 개명했다고 말해주었다. 무언가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이해는 가기에 딱히 할 말은 없었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 남이 이름을 불러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 까 생각을 한 번 해보았다. 

 

 

먼저 원국을 살펴본다. 각 주를 이루는 천간, 지지는 임자 - 정미 - 계묘 - 기미로 이루어졌는데 임자 - 기미 - 정미는 간지동으로 강력한 힘을 갖는다. 일주는 계묘일주인데 이 계묘일주를 지지해줄 임자일주는 연주에 멀리 떨어져 있고, 주변에 강력한 재 - 관이 둘러싸고 있어 일주는 힘이 약하다. 기묘일주는 수목의 기운이 아름답게 생조를 이루는 힘인데, 정미 - 기미는 화 기운이 강하여 계수는 수증기가 될 판이고 묘목은 화기운으로 빨려들어간다. 유일하게 계수 - 묘목에 안식이 되어 줄 시간 기토가 매우 귀하다.

이 명식에서 천간의 정계충은 크게 고려할 대상은 아니지만, 천간의 정임합목과 지지의 묘미합목은 조금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원국에서 모든 합은 목의 기운 - 즉 식상으로 흐른다. 일반적으로 일지를 부부궁, 건강궁, 직업궁으로 말하는데, 이 일지 식신이 편관과 쟁합을 합을 하여 식상의 기운으로 흐른다. 실제로 해석의 문제인지, 사주에서 나타내는 어떤 힘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원국의 중요한 합은 십신과 함께 살피는 것이 사주의 주인공이 성향을 파악하는 데 정확한 경우가 많았다. 일지 식신이 편관과 합을하여 식상의 기운으로 흐른다는 점은 자신의 성취를 이룰 바탕이 되는 고통(편관)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에 안주하려는 것(식상)으로 보인다. 실제로 명식의 주인은 대학교 학업을 마무리하지 못했고, 특별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곧 이혼했다. 일지 식상이 관성과 쟁합을 하면 성적으로 문란하고, 여러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 화류계여성이다는 속설이 있는데 - 이 여성의 경우 남자들이 끊이지 않는 스타일이긴 했다. 

미월 계수에 미시생으로 조후상 매우 뜨거워서 시지 자수에서 투간한 임수 계수가 중하게 쓰일 수 있을것 같지만 시간의 기토와 기토탁임되므로 쓰임이 약하고, 계수는 힘이 약하니 지지에서 힘을 실어주어야 쓰임이 있으나 지지는 수의 기운을 설기하는 식상이 강한 점이 아쉽다. 억부상 용희신은 금수인데, 특히 희신인 금의 기운이 식상의 기운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니 명식에서 중요하게 쓰일 힘이다. 

 

 

대운의 흐름은 화-목-수-토-금으로 흐른다. 병오 - 을사 - 갑진대운은 전체적으로 조열한 명식에 화기운이 들어오거나, 화기운을 북돋는 힘이여서 원국과의 조화가 어렵다. 유일하게 갑진대운에서 진토만이 길하다. 이후 들어오는 계묘 - 임인대운은 용신대운이지만 계묘대운은 다시 묘목이 미토와 쟁합으로, 임인대운에서 임수는 정임합목으로 식신의 힘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 51 신해, 61 경자대운이 용희신대운으로 길하며, 다시 71 기해대운이 되면 해묘미 삼합이 완성되어 다시 식신의 힘이 굳건해진다.

 

 

먼저 21 갑진대운을 보자. 갑진대운에서 갑목은 한신이 기신으로 바뀌는 모양으로 좋지 않으나, 진토는 자진합수를 통해 용신으로 바뀌는 것을 길하다. 그런데 을해세운이 들어오면 이 진토가 들어오면서 천간 을목의 뿌리가 되어주고, 해수는 해묘미 삼합을 완벽하게 만들게되어 식신의 힘이 더욱 거세다. 계수는 진중계수에 뿌리를 내렸다고 해도, 이 식상에 설기당하는 힘이 너무 크다. 명식의 주인공은 이 무렵부터 집안의 어려움이 있어, 남자를 만나 일찍 결혼했다. 사람의 성향이 잘 바뀌지 않는 것처럼, 얼핏 조화로워 보이는 원국 안에서 식상으로 향하려는 경향은 대운-세운의 요동에도 쉽사리 바뀌지 않는것 같다.

 

 

현재는 51 신축대운을 지나고 있다. 이 명식에서 가장 중요한 힘은 인성인 금의 힘인데,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축토는 축미충으로 식신-편관합을 깨는 역할을 하면서 용신인 계수를 지장간에 갖춘 토이기 때문에 이 명식에서 길한 글자이다. 편관의 힘이 살아나는 것은 고통스러우나, 축토에 의해 생조된 신금 인성의 힘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한다. 2026년 병오대운에서 오는 강한 편재대운이 오는데 억부상으로 강한 구신대운이 오는 것이지만, 천간병화는 대운과 병신합수를 해서 용신을 바뀐다. 그렇게해서 대운-세운이 재-관-인-비로 흐르는 흐름을 만든다. 관성에 의지하려는 식신의 힘을 깨는 축토와 그 축토에 의해 생조되는 인성이라는 의미는 자신만의 힘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