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壽夭) _ 사주의 청순(淸純), 혼탁(混濁)_1

수(壽)

 

何知其人壽 _ 하지기인수 _ 그 사람이 오래 살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性定元氣厚 _ 성정원기후 _ 오행의 조화를 이루어 성품이 반듯하고 원기가 두텁기 때문이다.

 

사주가 모두 지지를 얻고(四柱得地) 오행이 고르게 머무르며,
합(合)을 하는 것은 모두 한신이고 화(化)를 이루는 것은 모두 용신이며,
충하여 떠나가는 것은 모두 기신이고 머물러 있는 것은 모두 희신이며,
모자라거나 불완전하여 흠이 되는 부분이 없고 치우치거나 메마르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성품이 반듯하다는 것이다.
성품이 반듯하면 사사로이 욕심을 채우려는 마음을 먹지 않고, 떳덧하지 못한 일은 하지 않으며, 그 사람 됨됨이가 너그럽고 두터우며 화평하고 어질고 덕스러운 자질을 함께 갖추었으니, 부유하고 귀하게 복을 누리며 오래 살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까지 있지 않았다.

 

'원신이 두텁다' (元神厚)는 것은, 사주에 관성이 약한데 재성을 만나거나, 사주에 재성이 가벼운데 식상을 만나거나, 신왕한데 식상이 수기를 드러내거나, 신약한데 인수가 월령을 잡아 힘을 얻거나, 일주가 반기는 신은 모두 제강 즉 월령을 차지했고 일주가 꺼리는 신은 모두 월령을 차지하지 못했거나, 월지와 시지가 서로 정이 있고 운의 흐름과 희신 및 용신이 서로 어그러지지 않는 것을 말하니, 이것이 바로 원신이 두텁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사주가 맑고 순수하면 반드시 부유하고 귀하게 오래살 것이고, 
사주가 탁하고 혼잡스러우면 반드시 가난하고 천하게 오래 살 것이다.

 

 

1. 사주가 지지를 얻고 오행이 고르게 머물러 성품이 반듯한 경우

 

"이 명조는 사화(巳火)를 원두(源頭)로 하여 축토(丑土)를 생하고, 축토(丑土)는 신금(辛金)을, 신금(辛金)은 계수(癸水)를, 계수(癸水)는 갑목(甲木)을, 갑목(甲木)은 병화(丙火)를 생하고 있다. 인목(寅木)은 일주인 갑목의 녹왕(祿旺)이고, 자수(子水)는 계수(癸水), 사화(巳火)는 병화(丙火)의 녹왕(祿旺)이다. 관성인 신금(辛金)은 재성인 축토(丑土) 위에 앉아 있고, 재성인 축토(丑土)는 다시 식신인 사화(巳火)의 생을 만나니, 오행의 원신이 모두 두텁다. 사주는 모두가 지지에 뿌리를 내려 생기가 왕성하며, 상하좌우가 서로 유정하다 할 것이다.
그 사람의 성품은 강하고 부드러움이 서로 조화를이루고 어질고 덕스러움을 겸한 자질을 갖추었으니 그 귀함이 극에 달하였따. 재산은 백만에 달하였고 슬하에 아들 열셋을 두었으며 수명은 백세에 이르러 병이 없이 삶을 마쳤다."

 

1. 갑목일간이 일지에 자수를 두어 득지하였다. 월지는 식신 사화를 두어 실지하였지만, 갑목은 시지 을목에 뿌리를 두고 월간 계수는 일지 자수에 뿌리를 두어 득세한 명식이 된다. 전체적으로는  신강한 명식이다.

2. 월지의 사화(巳火)로부터 연주상생되는 구조를 갖는데다, 천간의 모든 힘이 지지에 뿌리를 두었다. 조후적으로도 사월(巳月)의 갑목(甲木)이 월간에 계수(癸水)가 투간하여 조후용신인 계수가 힘이 있고, 이 계수를 극하는 축토(丑土)는 자수와 합을 한다.  

3. 월주 계사(癸巳)를 제외하고, 신축(辛丑) - 갑자(甲子) - 병인(丙寅)은 모두 지지가 천간을 생(生)하는 간지로 이루어졌다. 억부상 용희신은 금토(金土)으로 보는데 대운의 흐름도 좋은데다가, 원국의 구성이 매우 좋다. 

4. 좋은 사주는 오행을 고루 갖추고, 천간과 지지가 생(生)의 관계를 갖추며, 이 힘들이 연주상생된 구조를 갖는 것인데, 위 명식이 그러하다. 

 

 

2. 신약한데 인수가 월령을 잡아 원신이 두터운 경우

 

"이 명조는 유금(酉金)을 원두(源頭)로 하여 해수를 생하고, 해수는 인목과 합을 이루어 일주인 병화를 생하며 병화는 무토를 생해주니 사주의 원신이 모두 두텁다고 하겠다.
향방 출신으로 벼슬이 관찰에 이르렀으며 사람의 성품이 너그럽고 두터우며 바르고 곧았다. 아들이 아홉에 손자 스물네 명을 두었으며 재산이 백여만에 백이십 세까지 살다가 병 없이 세상을 떠났다."

 

1. 병화일간이 일지에 인성인 인목을 두어 득지하였다. 일지 인목은 월간에 을목으로 투간하여 병화를 생조하는데, 명식 전체적으로는 목화(木火)보다는 토금수(土金水)의 기운이 더 강하다. 신약한 명식이 된다. 

2. 이 명식에서 가장 좋은 점은 신약한 명식인데 인목이 월지의 해수와 인해합(寅亥合)으로 살(殺)을 묶고 있는 점이다. 이 합(合)은 용신인 목(木) 인성의 힘을 강화하며, 원국 내에서 편관을 무력화시켜 자수 정관만을 남게 만든다. 

3. 이 명식도 무자(戊子)를 제외하고 기유(己酉) - 을해(乙亥) - 병인(丙寅)은 천간과 지지가 생(生)의 관계로 이루어진 간지들이며, 완전하지는 않지만 연주상생의 구조를 갖는다. 

4. 신약한 명식으로 용희신은 목화(木火)가 되는데 일간 병화는 인해합(寅亥合)과 무자암합(戊子暗合)으로 수(水) 관살을 묶고 있으므로, 재관(財官)을 사용할만한 힘을 갖춘 명식이 된다. 

 

 

3. 운의 흐름과 희용신이 어그러지지 않아 원신이 두터운 경우

 

"무술(戊戌)일주가 경신시(庚申時)를 만나 식신이 힘이 있다. 살(殺)이 왕하여 인성을 용신으로 하려 하나 사주에 인성이 보이지 않으니, 식신으로 살(殺)을 강제로 극(剋)하여 제(制)하는 수 밖에 없다.
여덟아홉의 자식을 낳아 서너 명이 지위가 높고 귀하게 되어 일품에 봉해진 것은 토금(土金)이 서로 유정한 경과라 하겠다. 그 사람이 탐욕과 사악함을 모두 갖춘 것은 사주에 인성이 없어 살(殺)을 설(洩)하여 화(化)하지 못했기 때무이고, 음란하고 무례한 것은 사주에 화(火)가 없고 수(水)가 지지를 얻어 살을 더욱 강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대개 인신충(寅申沖)을 하면 반드시 인목(寅木) 중의 병화(丙火)는 부서져버리고 축술형(丑戌刑)이 되면 술토(戌土) 중의 정화(丁火) 또한 손상을 입는데, 게다가 계수(癸水)가 천간에 투출했으니 일주의 마음은 반드시 계수와 합을 하고자 하고 인목(寅木)과 술토(戌土)의 지강간인 병화와 정화가 구하려는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니, 인술(寅戌)에 암장된 화(火)는 그 안에서 극을 받아 명이 다할 것이다.
대저 오행 중 화(火)는 예를 맡아 다스리는데, 사주에 화(火)가 없으니 어찌 예의가 있을 수 있겠는가. 예의에 벗어나 못할 것이 없고 안되는 일이 없어 모든 것을 제 마음대로 하려고 하였다. 만약 연간의 계수가 정화로 바뀐다면 어질고 덕스로움이 없다고 하지 못할 것이다.
이 사람의 부귀수복(富貴壽福)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신시(申時)에 태어난 덕분이라 할 것이고, 나중에 머리에 악성종기가 생겨 죽은 것은 못된 깃을 많이 하여 천벌을 받은 까닭이라 하겠다."

 

1. 사주의 모든 주(柱)가 계축(癸丑) - 갑인(甲寅) - 무술(戊戌) - 경신(庚申) 모두 간여지동으로 강력한 간지로 구성되었다. 이 명식에서 가장 강한 힘은 수(水)의 생조를 받는 월주의 목(木) 편관인데, 다행인 것은 시주의 금(金) 식신의 극(剋)과 충(沖)으로 견제받고 있는 점이다. 연주-월주의 수목(水木)과 일주-시주의 토금(土金)이 서로 강력한 생조의 관계를 이루며 대립하고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이 대립을 중재할 화(火) 인성이 원국에 없다는 점인데, 유일하게 원국 내의 화(火)인 인중병화(寅中丙火)는 인신충(寅申沖)으로 인해 무력화되었다. 

2. 관성이 강한 신약한 명식으로 용희신은 금토(金土)를 삼는다. 대운은 초년의 계축(癸丑) - 임자(壬子)를 지나면 용희신 대운으로 흐르는 좋은 흐름을 갖는다. 

3. 대개 이런 강력한 간지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명식은 강하고, 의지가 강한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명식은 강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좋은 명식으로 본다. 인성이 없어 성격이 참을성이 없고, 화(火) 기운이 없어 예의가 없다는 임철초의 해석은 명식의 주인공을 주의깊게 살피지 않고 사주만으로 단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