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수

질병 _ 오행불순(五行不順) _ 오행이 순조롭게 이어지지 않을 때

국건사 2023. 7. 9. 13:45

血氣亂者 _ 혈기란자 _ 사주의 오행이 순리를 거역하여 혈기가 어지럽다면

生平多疾 _ 오장이 해를 입어 평생 많은 질병에 시달릴 것이다.

 

임철초의 해석처럼 현대의학에서도 심장과 신장은 연결되어 있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신장과 심장 모두 병이 생긴 것을 심신(心腎) 중후군이라고 하는데 이 개념은 2004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내용에 대한 지식이 없지만, 한의학 - 동양천문학에 대한 지식은 사주에 대한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아래 임철초의 해석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음양오행과 오장육부의 관계만을 간단하게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오장(五臟)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
육부(六腑) 소장 대장 방광
오기(五氣)
오미(五味)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

 

목숨을 유지하는 피와 기운이 어지럽다는 것은 사주의 오행이 순리를 거역하여 따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오행에서는 수(水)를 혈(血)이라고 하고, 사람의 몸에서는 맥(脉)을 곧 혈(血)이라고 한다. 심포(心胞)는 혈을 주관하므로 수족궐음경(手足厥陰經)으로 통하고, 심장(心臟)은 정화에 속하고 심포(心胞)는 혈을 주관하는데, 방광(膀胱)은 임수에 속하고 정화와 임수는 서로 합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심장은 능히 아래로 신장에 교류하는 것이다. 즉 정화와 임수가 합을 하여 목(木)으로 화하면 신기(神氣)가 자연스레 넉넉해짐으로써 수화기제(水火旣濟)를 얻어 상생을 이루게 되니 혈맥이 유통하여 질병이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팔자가 귀한 것은 극하는 상황에서 생을 만나는 것인데, 거스르는 상황에서 순응함을 얻게 되어 아름답다 할 것이다.
만약 좌우가 서로 싸우고 상하가 서로 극하거나, 역(逆)을 반기는데 순(順)을 만나고 순(順)을 반기는데 역(逆)을 만나거나, 화(火)가 왕하여 수(水)를 말리고 화(火)가 많아 목(木)을 불사르거나, 수(水)가 왕하여 토(土)를 쓸어버리고 수(水)가 넘쳐 금(金)을 가라앉히거나, 토(土)가 왕하여 목(木)을 꺾어버리고 토(土)가 많아 화(火)를 어둡게 하거나, 금(金)이 왕하여 화(火)를 허하게 하고 금(金)이 많아 토(土)를 설하거나, 목(木)이 왕하여 금(金)을 이지러지게하고 목(木)이 많아 수(水)를 스며 나오게 하면, 이것이 오행이 전도되어 서로 극하게 되는 이치이다. 이렇듯 이치에 어긋나면 반드시 질병과 재앙이 많을 것이다.

 

 

1. 화(火)가 많아 목(木)을 불사르는 경우

 

"정화가 늦여름인 미월(未月)에 태어났다. 미토와 술토는 메마른 흙이니 화(火)를 설(洩)하여 어둡게 하고 금(金)을 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병화는 족히 목(木)을 불사르고 금(金)을 극하니 토(土)는 더욱 메마르게 되어 화(火)를 설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신금 속의 임수는 말라붙어 정(精)인 목(木)은 반드시 메말라버릴 것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담으로 인해 가슴이 답답한 병을 앓고 있었다. 해수(亥水)운에는 수(水)가 강한 화(火)에 맞서지 않고 오히려 목(木)을 생하여 화(火)를 도우니 바로 한 잔의 물로 수레의 섶나무에 붙은 불을 끄는 꼴이 되어버렸고, 화(火)의 세력은 더욱 치열해져서 피를 토하고 죽고 말았다."

1. 정화일간이 월일시지(月日時支)에 토(土) 식상을 두었다. 정화를 돕은 힘은 월간 을목의 생조와 연간 병화의 방조가 있지만, 실령-실지-실세한 명식으로 신약하다.시간의 경금은 멀리 연지 신금에 뿌리를 두었지만, 지지의 토(土)는 모두 조토(燥土)로 금(金)을 생(生)하지 않아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식상이 강한 신약한 명식으로 목(木) 인성과 수(水) 관성이 가장 중요한 힘이 된다. 

2. 우선 수(水)는 원국 내에서 지장간까지 보이지 않는 힘이며, 지지의 강력한 조토(燥土)의 극을 버티기 어렵다.목(木) 인성 역시 미월(未月)의 화왕절(火旺節)에 태어난 명식에서 미토에 뿌리를 내리기는 하지만, 화(火)로 인화되는 작용력이 더 강하여 토(土)를 극할만한 힘이 되기 어렵다. 오히려 토(土)를 설(洩)할 금(金)이 유효할 힘일 수 있는데, 원국과 대운의 관계를 자세히 따져볼 일이다. 

3. 대운의 흐름은 우호적이지 않다. 수목(水木) 용희신 대운은 임인(壬寅), 계묘(癸卯)인데, 임인(壬寅)대운에서 임수의 생조를 받는 인목(寅木) 역시 화(火)를 품은 목(木)으로 토(土) 식상을 극하는 힘이 약한 인성이며, 계묘(癸卯)대운에서 묘목은 묘미반합(卯未半合)으로 화국(火局)을 더욱 강화한다. 

4. 가슴이 답답한 병을 앓고 있었다고 하면 폐장을 관장하는 금(金)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데, 화(火)가 왕성해지는 대운에서 금(金)을 극하는 힘이 강해졌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2. 화(火)가 왕하여 수(水)를 말리는 경우

 

"병화가 늦여름인 미월(未月)의 오시(午時)에 태어났다. 연간(年干)의 임수는 뿌리가 없고, 신금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애초부터 수(水)를 생(生) 할 수가 없다. 또한 신금은 인목과 충(沖)을 이루고 오화로부터 극(剋)을 받으니 폐의 기운은 더욱 이지러지게 된다. 더불어 정화와 임수는 서로 합을 이루어 목(木)으로 화(化)하여 화(火)를 따라가니, 심장의 화(火)는 더욱 왕하게 되고, 신장의 수(水)는 반드시 말라붙어버릴 것이다. 따라서 몸이 허약하여 잘 때 정액을 흘리는 병에 걸렸고, 또한 담으로 인해 기침이 나는 증세가 있었다. 술토(戌土) 운에 이르러 지지가 완전한 화국(火局)을 이루게 되니, 폐의 기운은 더욱 막혀버리고 신장의 수(水)는 메말라버려 피를 통하고 죽고 말았다."

1. 병화일간이 월간과 시지에 정화-오화 겁재를 두었고, 시간과 연지에 갑목-을목 편인을 두어 명식은 목화(木火)가 왕성하다. 그러나 일지 신금 편재와 월지 미토 상관을 두어 실령-실지하였다. 통상 실령, 실지한 명식은 신약한 명식이 되지만, 이 명식의 경우 미월(未月)은 화왕절(火旺節)로 병화일간은 신강한 것으로 보인다. 

2. 조후적으로 반가운 것은 수(水)로 보이며, 억부적으로 필요한 것은 화(火)의 극을 견디면서 목(木)을 극할 금(金)이다. 그러나 연간의 임수는 신중임수(申中壬水)에 뿌리를 내리는데, 이 신금은 인신충(寅申沖)과 강한 화(火)의 극(剋)에 의해 힘이 없다. 용희신으로 삼을 재관(財官)이 모두 원국 내에서 힘이 약하다. 

3. 반면에 대운은 금수(金水)로 흘러 나쁘지 않은데, 경술(庚戌)대운에서 지지가 인오술(寅午戌)의 완전한 화국(火局)을 이루어 좋지 않은 시기를 버틸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3. 목(木)이 많아 수(水)를 스며 나오게 하는 경우

 

"병화가 인월(寅月)에 태어나 목(木)이 당령하고 화(火)는 생(生)을 만났다. 진토는 본래 습토이니 능히 수(水)를 저장할 수 있으나, 병인(丙寅)에게 극(剋)을 받으니 비장과 위장에 손상을 입게 되고, 폐장이 속한 금(金)은 자연스레 막히게 되었다. 목(木)이 많이 수(水)를 스며 나오게 하여 신장의 수(水) 역시 메말라버리게 된다. 경금운에 이르러 목(木)이 왕하여 금(金)을 이지러지게 하고, 금수(金水)가 함께 나타나자 목화(木火)가 방자하게 날뛰니 피를 토하고 죽고 말았다.
이 명조는 목화(木火)가 한마음이니 이에 순응해야 함이 마땅하지 결코 거스르려고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시간(時干)의 임수가 도리어 기신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초운인 정묘(丁卯), 무진(戊辰), 기사(己巳) 운에는 오히려 막힘이 없었던 것이다."

1. 병화일간이 일월지에 인목을 두어 득령, 득지하였다. 인목은 시간에 갑목으로 투간하였으며, 월간 병화의 방조까지 있으므로 명식은 신강하다. 

2. 시간의 임수는 습토인 진토에 뿌리를 둔다. 그러나 병화와 쟁충하며, 명식에서 강한 목(木)의 설기가 심하므로 시간의 임수는 약한 힘마저 목(木)으로 인화(引化)된다. 

3. 명식에서 가장 중요한 힘은 진토로 보이는데, 수(水)를 암장한 힘이면서 강력한 화(火)를 설기한 힘이된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이 진토가 일월지를 차지한 강력한 인목의 극(剋)이 버겁다는 것이다. 

4. 인성이 강한 신강한 명식으로 본다면 용희신은 금토(金土)가 된다. 그러나 금(金)은 지장간에도 없으므로, 임철초는 이 명식을 종격(從格)으로 보아 용희신은 토화(土火)로 보았다. 신강한 명식과 종격에 대한 구분은 명식만을 따져서 되는 것은 아니므로 사람에 대한 자세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