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상담사례

궁합이란 정말 존재하는 걸까?

국건사 2022. 10. 7. 15:50

 

사람이 가진 사주를 보면, 어떤 기운이 부족하거나 강하다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부족한 기운을 북돋거나, 강한 기운을 상쇄하기 위해 풍수, 음식, 옷 색깔 등을 권하는 것에 대해서 나는 약간은 부정적이다. 물론 사주라는 것이 우주의 시간 - 질서가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 모든 사물, 환경의 에너지 / 기 / 힘 같은 것들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환경적인 영향에 너무 과몰입하는 것에 사주를 좀 더 미신적인 것으로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오히려 사주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한번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오늘의 행동을 바꾸려는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강한 개운법이라고 본다.

 

사주를 궁금해하는 이유가 첫째는 미래의 길흉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면, 둘째는 궁합에 대한 것이다. 정말 사주는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를 예측할 수 있을까? 일단 명리학 고전에는 궁합이라는 것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특정한 사주의 개운법이 실제한다면, 특정한 관계인에게도 이런 사주의 영향을 따져볼 수는 있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이런 사고를 확장하면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상호간의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말 할 수 있다. 부모-자녀, 부부간, 동업자간, 친구간의 관계에서도 상호간의 영향을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 놓여있는 것이고, 그 모든 관계를 사주관계로 연관시킨다면 - 무한한 경우의 수를 발생시키게 되니, 실제로 타인의 관계를 살피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다만 부부관계는 인간관계 중에 조금 더 특별한 관계이므로 그 관계를 사주로 파악해보는 것은 유의미할 수 있다. 

 

 

한 부부의 사주를 살펴보자.

 

먼저 조후를 살핀다. 왼쪽은 여명이고, 오른쪽이 남명이다. 이 두 명식의 조후를 살피면 먼저 여명은 해월 자시로 한습한 기운이며, 남명도 자월 자시로 역시 한습하다. 다만 여명은 병화, 을목이 힘이 없이 모든 기운이 수기운으로 향해가는 수전왕사주인데 비해, 남명같은 경우에는 무토-경금-병화-오화가 한습한 기운과 충돌하며 비교적 건강한 중화를 이루었다고 보인다. 일반적으로 부부간의 명식이 서로 반대되는 조후를 가졌을 때 부부관계가 좋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비슷한 조후를 가진 사람들끼리 잘 사는 부부도 많이 보았다. 조후로는 부부관계를 알 수는 없지만, 어떤 특별한 조후의 경우에는 그 사람의 전체적인 느낌을 갖는데 도움이 된다. 

 

두번째로 일간을 살핀다. 두 사람의 일간을 살피면 남자는 무토일간, 여자는 을목 일간이다. 무토일간 남자 명식에 을목일간은 정관이면서, 목기운은 지지에도 없는 무관성사주이다. 남명에게 을목 일간은 재성과 인성을 통관해주는 역할을 해서 꼭 필요한 기운이다. 목기운은 재성의 생조를 받아, 인성을 더욱 불타오르게 한다. 안타까운 점은 여명 을목일간은 수기운이 과다해 힘이 없고, 남명의 재성과 인성의 기운이 강력해 을목은 기운을 펼치기 버겁다. 여자명식은 수기운이 과다하여 일반적으로는 수기운을 억제하는 무토가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이 여자분은 수전왕 명식이 되어 무토가 기신이 된다. 때문에 이 두 사람의 사주는 남명의 강한 힘에 여명이 힘이 눌려있는 모양으로 보인다. 

나는 명식을 볼 때 전체적인 힘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여지는데, 남명은 무오일간에 제왕-양인을 가진 명식이면서 병오-경자-무오-임자의 강한 음양의 힘이 대립되는 에너지를 갖는다. 지지의 자오쟁충은 더욱 이 가운을 강하게 만들고 있는데 이 힘이 사회적인 성공을 만들 수도 있지만, 가정내에서의 불화를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한다. 반면에 여명은 음의 기운이 지배하고 있는 명식으로 남명을 버티기 버겁다. 

 

세번째로 일지를 살핀다. 일반적으로 일지가 부부궁, 건강궁, 직업궁이라고 말한다. 남명의 일지는 정인 오화인데, 남자의 경우 일지에 인성이 자리하면 처의 행동이 정숙하고 총명하여 처덕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일지의 오화는 월지, 시지의 자수와 쟁충을 하는 점이 좋지않다. 남명에서 수기운은 뿌리가 튼튼하고 월지, 시지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시간에 투출하였으므로 연주의 병오와 일지 오화의 기운보다는 자수 재성이 더 튼튼하다. 때문에 일지 오화는 강력한 자수 재성에 의해 쟁충당하고 있어 고립된 것이 아쉽다. 여명의 일지는 축토 편재이지만, 그 기운이 수기운으로 합화되어 편인으로 흘러간다. 일반적으로 일지 편인의 배우자는 의심, 집착이 심하고, 고집이 셀 수 있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일지만을 보고 부부 궁합을 보는 것이 정확한지는 매우 부정적이다. 그러나 남명의 일지가 여명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여명의 일지가 남명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따져보는 것은 효과적일 수 있다. 여명의 일지 축토는 남명에게 있어 무토를 지탱해주면서, 지지에 뿌리가 없는 경금 식상의 뿌리도 되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천을귀인이 동반되는 지지가 된다. 남명의 일지 오화는 수전왕 여명에 있어 그리 길하지 않다.  

 

네번째로 월지를 살핀다. 이것은 어떤 이론적 근거를 찾기 어렵지만, 개인적인 경험상 남명과 여명의 월지가 육합, 삼합을 이루는 경우 성적인 궁합이 좋았다. 다만 방합의 경우는 특별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웠는데 육합, 삼합과는 달리 화학적 결합이 아니라 방합은 조후의 유사성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부부는 여명 월지 해수와 남명 월지 자수는 한습한 조후의 유사성을 갖는데, 성적인 궁합에서 특별한 관계를 찾기는 어렵다. 다만 여명을 살피면 성적인 욕구를 의미하는 수기운이 강하며, 시지에 도화를 놓았으므로 강한 성욕을 가졌다고 추측할 수 있겠다. 반면 남명의 경우 병오-경자-무오-임자로 한난조습이 투쟁하는 양상이며, 식상인 월간 경금이 뿌리가 없으므로 성욕이 부족하다고 추측된다. 

 

나는 여성분과 상담을 진행했는데, 여성분은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무오일간-제왕-양인을 둔 남편과 사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다. 다시 이 부부의 명식을 살피면 남명은 충으로만 이루어져, 에너지를 발산하는 명식이고 - 여명은 합으로만 이루어져 생기가 없다. 자수와 쟁충하는 오화, 그 오화에 뿌리내린 무토, 그리고 여성분의 일간을 극하는 경금까지 이 여성분이 쉴만한 곳을 남편은 가지고 있지 않다. 

 

오랜 시간 힘들었을 그녀가 위로받았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녀는 현재의 대운이 그리 좋지 못하며, 반대로 남편은 용신대운을 지나고 있다. 조금 더 인내하고 참으면 64세부터 용희신 대운이 찾아오고 있으니 지금 당장 어떤 결론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성생활도 불만족스럽다고 하였는데 - 남자나이가 이제 56세를 지나고 있으니 성생활 불만족은 다른 방향으로 해소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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